동물의 체온이 주로 체내에서 발생하는 대사열로 유지되는 상태 또는 특성을 내온성이라 하고, 이러한 상태의 동물을 내온 동물이라 한다. 내온 동물은 대사 작용을 통해 열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항온성, 즉 외부 온도와 독립적으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이와 반대로 동물의 체온이 일정한 환경에서 얻는 열에너지에 의해 결정되는 상태 또는 특성을 외온성이라 하고, 이러한 상태를 취하는 동물을 외온 동물이라고 한다. 외온 동물은 환경에 따라 체온이 변화하기 때문에 변온성을 가진다. 이렇게 동물의 체온 조절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동물이 체온 조절에 관하여 내온성과 외온성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동물의 환경 적응에 관련된다. 각 전략은 동물이 서로 다른 환경 조건에서 남보다 뛰어날 수 있도록 만드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로 인한 단점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내온성은 동물이 주변 환경 온도에 상관없이 활동적일 수 있게 하는 반면 내온 동물이 누리는 활동의 자유는 많은 에너지 비용을 치르고 얻어진다. 호흡을 통해 열을 생산하는 대사 작용을 하기 위해서 항온 동물은 칼로리를 섭취해야 하는 것이다. 체온 유지를 위해 내온 동물의 경우 먹이를 통해 얻은 에너지에서 최소가 생장으로 배분되고 대부분은 대사 작용을 위해 호흡으로 이용한다. 내온 동물과는 대조적으로 외온 동물은 먹이 활동을 통해 얻은 에너지 소득을 대사 작용이 아니라 생장에 배분할 수 있다. 대사열을 공급하기 위해 칼로리를 태울 필요가 없어서 외온 동물은 몸무게 그램당 적은 칼로리가 필요하며, 먹이와 물이 제한된 지역이나 극단적으로 온도가 낮은 지역에 위치해 있어도 대사 활동을 축소하여 생존을 이어갈 수 있다.

 

 동물의 체온 조절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특성의 하나는 몸의 크기이다. 몸은 노출된 표면적과 비례하여 외부 환경과 열을 교환하기 때문에 표면적 대부피의 비는 열의 흡수와 체온 유지를 조절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외온 동물은 표피를 통해 외부로부터 열을 흡수해야 하는데, 이 열은 동물의 몸 전체를 데울 만큼 충분해야 한다. 그런데 동물이 커질수록 표면적 대 부피의 비는 감소하기 때문에 외부 환경으로부터 흡수한 열이 몸을 덥힐 정도로 충분하지 못하다. 그래서 외온성은 변온 동물에게 몸 크기의 최대 한계를 부여하고 몸집이 큰 외온 동물은 보다 덥고 계절이 없는 열대와 아열대 지역으로 분포가 제한된다.

 

 크기가 내온 동물에 부여하는 제한은 외온 동물의 경우와 반대이다. 내온 동물에 있어 호흡을 통해 열을 생산하는 것은 몸의 질량이고 열은 몸 표면을 통해 소실된다. 작을수록 표면적 대 부피의 비가 더 커지고, 따라서 주변 환경으로 더 많이 열을 뺏기게 된다. 따라서 작은 항온 동물은 큰 동물보다 단위 체질량 당 대사율이 더 높으며,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려면 대사 활동을 증가시켜 열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

 

 대표적인 내온 동물인 인간은 체내에서 발생하는 대사열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인간이 입는 옷의 대표적인 기능 중에 하나가 체온을 쉽게 외부로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온도가 낮은 겨울에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입는 겨울옷은 대류 현상에 의한 열 손실을 억제하는 쪽으로 발전해 왔다. 공기는 섬유보다 10배 정도 열을 전달하기 힘들다. 면직류가 털로 만든 모직보다 보온에 취약한 것도 면의 열전도도가 양모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아, 그만큼 체열을 쉽게 대기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솜옷이나 오리털, 거위털 옷들은 섬유 사이의 공기층을 극대화해 열전도율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보온성을 높인 의복이다.

 

 최근에는 땀의 증발을 조절하거나 복사되는 열을 반사하는 방식의 기능성 섬유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고어텍스다. 고어텍스는 1제곱인치당 90억 개 이상의 미세한 구멍을 가진 고에텍스 멤브레인을 이용해 외부에서 침투하는 빗방울 등은 막고 내부의 땀은 배출한다. 고어텍스 멤브레인은 방수, 방풍, 투습 기능이 있는 원단으로 이 원단의 구멍은 5000~25만 분의 1㎜에 불과하다. 빗방울은 가장 작은 안개비도 지름이 0.1㎜여서 구멍을 통과하지 못하는 반면 땀이 증발해 생기는 수증기는 지름이 이 구멍보다 훨씬 작아 쉽게 빠져나간다.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고어텍스 원단은 다양한 야외 활동에 적합한 옷을 만드는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