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은 행성 같은 천체 주변을 공전하고 있는 천체를 가리킨다. 태양계에서는 수성과 금성을 제외한 모든 행성에 위성이 있다. 수성과 금성은 행성의 크기가 작아 중력의 영향이 약하기 때문에 위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과 비슷한 크기의 지구에는 지구 직경의 약 1/4 정도가 되는 위성, 즉 달이 있다. 태양계의 다른 행성의 위성과 비교해 보면 달의 크기는 비정상적이라 할 수 있다. 지구보다 큰 목성도 위성이 있지만, 목성의 위성 크기는 목성 직경의 1/80에 불과하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이렇게 큰 위성을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 오래전부터 궁금증을 가지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지구의 위성인 달의 기원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다. 과거 지구의 자전 속도가 지금보다 빠를 때 지구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이라는 분열 모델과, 처음 지구가 생길 때 달이 함께 생겼다는 동반 형성 모델, 달이 우주를 떠돌다가 지구의 중력에 붙잡혀 위성이 되었다는 포획 모델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현재 가장 설득력을 인정받는 가설은 ‘충돌 모델’이다. 이것은 화성만 한 크기의 원시 행성인 ‘테이아 (Theia)’가 원시 지구와 충돌하면서 달이 형성되었다고 보는 가설이다. 이때 원시 행성인 테이아는 ‘라그랑주점’에서 생겨났다고 전제한다.

 

 라그랑주점이란 중력으로 묶여 운동하는 천체들 간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어 실질적으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공간상의 어떤 지점을 의미한다. 라그랑주점은 18세기 프랑스 수학자 라그랑주가 삼체문제*를 풀다가 발견했다. 라그랑주는 천체 A 둘레를 천체 B가 공전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매우 가벼운 제3의 천체 C가 존재하는 경우에 C가 특정 지점에 있으면 C는 B와 똑같은 주기로 A 주위를 공전한다는 것을 계산하였다. 이를 통해 그는 가벼운 천체에 가해지는 외부의 힘들이 서로 상쇄되어 평형을 이루는 5개의 고정 지점 L1, L2, L3, L4, L5를 발견했다. 이 지점들을 라그랑주점이라 부른다.

 

 태양 - 지구 계의 라그랑주점에서 L1, L2, L3 지점은 태양과 지구를 잇는 일직선상에 형성된다. L1 지점은 태양과 지구 사이의 우주 공간에 위치하며, 지구에서 약 150만 km 정도 떨어져 있다. L2 지점은 지구를 중심으로 L1 반대편의 동일한 거리에 위치한다. L1, L2 지점에 위치한 천체는 지구와 동일한 주기로 태양을 공전한다. 원래 공전 궤도의 반지름이 작으면 공전 주기가 짧고, 반지름이 길면 공전 주기는 길어진다. 이에 따라 L1에 위치하는 천체는 지구보다 빠르게, L2에 위치하는 천체는 지구보다 느리게 공전해야 하지만, L1, L2는 지구에 근접한 위치에 자리하기 때문에 지구 중력에 끌려 지구와 같은 주기로 태양을 공전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L3 지점은 지구에서 볼 때 태양 뒤쪽으로 태양에서 지구의 거리보다 조금 더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다. 이 3개의 라그랑주점은 불완전한 평형 지점으로, L1, L2, L3 지점에 위치하는 천체가 태양과 지구를 이은 직선의 수직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에는 원래 위치로 돌아오려 하지만, 태양과 지구 중 하나를 향해 움직인다면 태양 또는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게 된다.

 

 L4, L5 지점은 지구 공전 궤도상의 좌우 60도 지점에 위치하는데, 각 지점은 태양과 지구를 꼭짓점으로 하는 서로 다른 정삼각형을 이룬다. 이때 L4 지점은 지구에 앞서 공전하고 있으며, L5 지점은 지구에 뒤처져 있다. L4, L5 지점은 L1, L2, L3 지점과 달리 완전 평형을 이루는 지점으로, 이곳에 위치하는 천체는 원래 있던 위치에서 살짝 벗어난다고 해도 다시 평형 지점으로 돌아온다. 이러한 안정성 때문에 우주 먼지나 소행성들은 자연스럽게 라그랑주점 L4, L5로 몰려드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목성의 궤도 위를 목성과 함께 도는 트로이 소행성군*은 그 위치가 태양과 목성을 꼭짓점으로 하는 정삼각형의 한 꼭짓점이 되는 곳임이 확인되었다.

 

 충돌 모델에서는 원시 행성인 테이아가 원시 지구의 라그랑주점인 L4, L5 지점의 여러 작은 소행성과 운석들이 뭉치면서 생겨난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라그랑주가 발견한 사실에 의하면 L4, L5에 위치하는 물체의 질량이 클 경우에는 안정성이 떨어진다. 충돌 모델은 원시 행성 테이아도 다른 소행성들과의 충돌을 통해 질량을 흡수하면서 화성 정도의 질량까지 성장하여 같은 문제에 직면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결과 평형을 이루던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지구와 테이아의 각거리가 변하기 시작하였고, 테이아는 지구에 점차 접근하다가 끝내 충돌했을 것이라고 본다. 충돌 모델에서는 이 충돌로 테이아는 대부분 지구에 흡수되고, 그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지구와 테이아의 파편이 응축하면서 달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 가설의 근거는 대체 무엇일까? 아폴로 우주선이 달 탐사에서 채취해 온 암석 성분을 분석한 결과 과학자들은 달과 지구의 암석에서 동일한 산소 동위 원소를 발견했다. 지구를 비롯한 여러 행성들은 각기 다른 산소 동위 원소를 지니고 있다. 행성의 생성 과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동위 원소 구성에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달에서 채취한 암석에서 지구와 동일한 산소 동위 원소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달과 지구의 생성 과정이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인 셈이다.

 

 달의 기원에 대해 분열 모델, 동반 형성 모델, 포획 모델, 충돌 모델 등이 제안되었다. 그중 가장 유력한 설은 원시 행성인 ‘테이아(Theia)’가 원시 지구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지구와 테이아의 파편이 달을 형성했다고 보는 충돌 모델이다. 충돌 모델에서는 달 형성에 핵심 역할을 한 테이아가 라그랑주점에서 생겨났다고 전제한다. 라그랑주점이란 중력으로 묶여 운동하는 천체들 간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어 실질적으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공간상의 어떤 지점을 의미한다. 라그랑주점은 L1, L2, L3, L4, L5 지점이 있다. 충돌 모델에서는 생긴 지 얼마 안 되는 원시 지구의 라그랑주점인 L4, L5 지점에서 테이아가 생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지점에서 테이아가 다른 소행성들과 거듭 충돌하여 질량이 커지면서 평형을 이루던 힘의 균형이 깨져 결국 지구와 충돌하게 되었고, 이 충돌로 달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충돌 모델은 달에서 지구와 동일한 산소 동위 원소를 가진 암석이 발견됨으로써 달의 생성 과정을 잘 설명해 주는 가설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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